
기대는 컸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한화 이글스의 ‘78억 FA’ 엄상백이 시범경기에서 또 한 번 무너지며 우려를 키웠다.
엄상백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0피안타 7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한화 타선이 초반 2점을 먼저 뽑아냈지만,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말 1사 이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흐름이 흔들렸고, 곧바로 동점을 내줬다. 이어진 위기에서도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문제는 이후였다. 3회에는 볼넷과 장타가 겹치며 다시 실점했고, 4회에는 연속 2루타를 얻어맞으며 점수 차가 순식간에 벌어졌다. 결국 4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 수는 63개, 그중 스트라이크가 47개였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나쁘지 않았지만, 맞아 나가는 공이 너무 많았다. 구위와 제구 모두에서 완성도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엄상백은 한화가 4년 최대 78억 원을 투자한 핵심 선발 자원이다. KT 시절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고, 류현진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 카드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적 첫 시즌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28경기에서 2승 7패 평균자책점 6.58로 부진했고, 올 시즌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번 시범경기다.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대량 실점을 기록하며 불안 요소를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팀 내 세 번째 고액 연봉자인 만큼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한화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기대했던 카드가 흔들릴 경우 전체 투수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시범경기다. 하지만 흐름은 분명 좋지 않다.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빠르게 문제를 수정하느냐가 관건이다.
78억 투자, 그리고 반복되는 부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엄상백은 반드시 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