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는 패배였지만, 내용은 분명 희망이었다. 한국 여자농구가 세계 랭킹 3위 프랑스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월드컵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18일 프랑스 빌뢰르반에서 열린 2026 FIBA 농구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프랑스에 62-89로 패했다. 하지만 전반까지 31-32로 팽팽하게 맞서는 등 강호를 상대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경기 초반 흐름은 오히려 한국이 주도했다. 최이샘과 강이슬의 연속 3점슛으로 시작부터 7-0 리드를 잡으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에도 외곽슛을 앞세운 공격 전개로 프랑스를 흔들었다.
특히 2쿼터에서는 이소희가 공격을 이끌며 점수 차를 유지했다. 강팀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가 이어졌고, 전반 종료 시점까지 단 1점 차 접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프랑스의 높이와 피지컬이 점점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골밑 공략이 이어지며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렸고, 수비에서도 자유투를 연속 허용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그럼에도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4쿼터 초반 최이샘과 강이슬의 3점슛이 다시 터지며 추격 불씨를 살렸다. 안혜지의 돌파 득점까지 더해지며 한때 5점 차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보여줬다.
결국 경기 막판 체력과 높이에서 차이가 벌어지며 승부는 기울었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졌지만 잘 싸운 경기’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이미 성과를 만들어냈다.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3승 2패로 일정을 마쳤고, 월드컵 본선 진출도 조기에 확정했다. 특히 17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꾸준함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무엇보다 수확은 자신감이다. 세계 상위권 팀과 맞붙어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외곽슛 중심의 공격과 빠른 움직임은 ‘한국 농구만의 색깔’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기 후 박수호 감독은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강이슬 역시 “강팀을 상대로 이런 경기를 한 경험 자체가 큰 자산”이라고 밝혔다.
이제 시선은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본선으로 향한다. 이번 예선을 통해 확인한 가능성을 얼마나 현실로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과보다 더 중요한 걸 남긴 경기였다. 한국 여자농구는 분명 다시 올라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