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국생활 정리하고
나는 결국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20kg + 20kg
이민가방 두 개.
하나는 옷, 신발
나머지 하나는 라면, 햇반, 컵밥…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
“유학 가는데 식량부터 챙김”
그만큼
아무것도 몰랐다.
한국 → 밴쿠버 → 캘거리
총 이동시간 18시간.
비행기?
그때까지 제주도 갈 때 한 번 타본 게 끝인데
이걸 하루 가까이 탄다고?
솔직히 말하면
출발 전부터 이미 멘탈 반쯤 나가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유학원 선생님이 룰북을 준다.
기숙사 규칙.
남자동, 여자동 분리
출입 금지
야간 통제
이성 접촉 제한…
읽어보란다.
근데
영어도 못하고
집중도 안 되고
대충 넘기면서 생각했다.
“어차피 다 뻔한 얘기겠지”
그때는 몰랐다.
이게 나중에 얼마나 답답해질지. 18시간 뒤
드디어 캐나다 도착.
2월.
문 열리는 순간
“와… 뭐야 이거”
숨 들이마시는데
폐가 얼어붙는 느낌.
한국 추위랑은
차원이 달랐다.
공항도 묘하게 어둡고
사람도 많지 않고
그때부터
이상하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여기서 4시간 더 이동합니다”
???
18시간 비행했는데
또 차 타고 4시간?
이건 그냥
도망 못 가게 더 깊이 집어넣는 거였다.


결국 도착한 곳
Drumheller
이름부터 이상하다.
drum + hell + er
그냥 느낌 온다.
“여긴 지옥이다” 내려보니까
진짜 아무것도 없다.
고층 건물? 없음
사람? 거의 없음
불빛? 적음
그냥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땅
영화에서 보던
그 서부 느낌
공룡 화석 나온다는 동네라는데
솔직히
공룡보다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았다. 그날 처음 느꼈다.
“아… 나 진짜 잘못 왔다”
한국에서 날뛰던 그 생활
그 여자들, 술, 담배
다 한순간에 끊겼다. 그리고 깨달음 하나
부모님이 왜 나를 여기 보냈는지
딱 이해됐다.
여긴
놀 곳도 없고
빠질 곳도 없고
망가질 환경 자체가 없다. 근데 문제는
그때 나는
이미
망가지는 맛을 알아버린 상태였다. 그래서 더 미쳐가기 시작한다.
진짜 이야기는
그때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