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가 없던 시절, 우리는 2G폰으로 소라넷, 싸이월드, P2P 사이트를 전전긍긍하며
문화상품권으로 야동을 사보던 시절로 넘어간다.
15살, 처음으로 친구 집에서 컴퓨터라는 걸 접했다.
(그땐 컴퓨터가 없는 집도 많았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우리 세대 부모님들의 영향 때문이었다.)
친구 부모님은 맞벌이셨고, 하교 후 매일 컴퓨터게임을 하며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간식거리를 사먹는 친구의 모습이
나에겐 참 신선한 경험이었다.
필자는 매일 하교 후 부모님의 픽업 → 학원 → 피로의 반복,
얼굴엔 주근깨 가득, 인기라고는 없는 전형적인 ‘통통이 중2병 시기’.
수학여행, 수련회 뒷자리 앉는 건 꿈도 못 꿨다.
이미 성숙한 아이들 그당시 일진들이 모여 왕게임을 하고,
서로 볼에 뽀뽀하며 깔깔거린다.
(나도 하고 싶다...)
저녁을 먹고, 남자애들은 가방에서 피처 맥주를 꺼내며
“선생님 오면 자는 척하라”고 주의를 준다.
(지들이 뭐라고ㅋㅋ)
그렇게 여자들 방에 놀다 온 애들은
여자애들 몸 얘기로 또 한참 웃고 떠든다.
옆에서 몰래 듣고 있던 필자...
그날, ㅂㄱ가 시작됐다.
다시 돌아와 친구 집.
메이플스토리를 같이 하다가
친구가 “야, ㅇㄷ 본 적 있냐?” 묻는다.
난 당연히 “없다”고 했다.
엄마 눈이 항상 매서웠으니까.
그러자 친구가 갑자기 ‘엘리베이터의 그녀’를 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모자이크도 아닌
하얀 배경으로 가린 애니메이션 수준의 ㅇㄷ이었지만
그땐 충격이자 각성이었다.
성적 눈이 처음 뜨인 순간,
단연 그때라 말할 수 있다.
그 후, 이상하게 외모를 가꾸고싶다.
테스토스테론이 폭발하듯 외모에 관심이 생겼고,
운동을 시작했다.
옷도 사 입고, 부모님께 부탁해서 겨울엔 IPL 여드름 시술도 받았다.
그 이후로 부모님이 안 계실 땐
P2P 사이트를 뒤지며 용돈으로 산 문화상품권으로
한 땀 한 땀 모아 ㅇㄷ을 구매했다.
몰래 보는 그 ‘금지된 맛’에
공부는 점점 멀어졌다.
성적은 떨어지고, 머리엔 잡생각뿐.
부모님과 매일 싸웠다.
특목고를 꿈꾸시던 부모님께
큰 불효를 남기고 결국 일반고로 진학했다.
15년 전, 새로 지어진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안에 편의점, 치킨집, 심지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까지.
중학교 친구들과는 다른 길이었다.
교복은 ‘앙드레김 디자인’이라고 했다.
뭐 어쨌든, 교복은 정말 예뻤다.
새 학교에 들어가 스캔을 돌리며 혼자 여러 상상을 했다.
쏠로였던 필자에게
그곳엔 늘 ㅇㄷ에서만 상상하던
성숙한 여학생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