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스타틴이 일부 환자에게 근육 통증과 피로를 유발하는 이유가 새롭게 밝혀졌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와 로체스터 대학교 연구진은 스타틴이 근육 세포 내 칼슘 조절에 영향을 미쳐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스타틴 관련 근육 증상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향후 더 안전한 치료법 개발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해 LDL 수치를 낮추고 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약물은 간뿐만 아니라 몸 전체의 단백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근육 세포 내 칼슘을 조절하는 ‘라이아노딘 수용체 1(RyR1)’이라는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백질은 근육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로, 정상적으로는 필요한 순간에만 칼슘을 방출한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전자현미경 기술을 활용해 스타틴이 RyR1에 결합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일부 스타틴이 이 채널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칼슘이 지속적으로 새어나오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증가한 칼슘은 근육 세포를 손상시키거나 분해를 촉진해 통증, 경련, 약화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근육 조직이 파괴되는 횡문근융해증이나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악성 고열증 같은 심각한 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스타틴 사용자 약 10명 중 1명은 이러한 근육 관련 부작용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를 이끈 앤드루 마크스 박사는 “부작용은 환자들이 스타틴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며 해결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방향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나는 RyR1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스타틴을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근육 세포를 보호하는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진은 ‘라이칼’이라는 실험 약물을 통해 칼슘 누출을 막고 근육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러한 접근은 앞으로 스타틴 치료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