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식탁에 앉았을 때 접시의 절반만 보인다면 어떤 느낌일까. 오른쪽에 놓인 음식은 먹으면서도 왼쪽에 남아 있는 토스트나 과일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 이것이 바로 뇌졸중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신경학적 질환 ‘반측 공간 무시(hemispatial neglect)’다.
이 질환은 시력 문제가 아니라 뇌가 한쪽 공간의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며, 특히 우뇌 손상 시 왼쪽 공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급성 우뇌 뇌졸중 환자의 약 43%, 좌뇌 환자의 약 20%에서 나타날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증상은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자기중심 무시는 자신의 신체 한쪽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고, 환경중심 무시는 주변 사물의 절반을 놓치는 형태다. 예를 들어 얼굴의 한쪽만 면도하거나 단어의 절반만 읽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신경과 전문의의 검사로 이루어지며, 시계 그림을 그리게 하거나 양쪽 자극을 동시에 주어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많은 환자들이 초기에는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해 혼란과 사회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치료법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지만 재활 치료가 핵심이며, 의도적으로 시선을 무시된 쪽으로 돌리는 훈련 등을 통해 보완 전략을 익힌다.
연구에 따르면 보상이나 동기 부여가 재활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가상현실(VR)을 활용한 훈련도 공간 인식 능력 개선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일부 환자는 원인에 따라 빠르게 회복되기도 하지만, 뇌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결국 이 질환은 우리가 보는 현실이 단순한 시각 정보가 아니라 뇌가 구성한 결과임을 보여준다.